“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복제해서 사용하다 적발되면 정품가격 전액을 손해배상으로 물어야 할까요? 그리고 수십 개의 모듈로 구성된 프로그램 중 일부만 사용했다면 손해액은 어떻게 계산될까요?”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손해액 분쟁
금형·기계 설계용 컴퓨터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무단 복제 사용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정품가격 전액이 아닌 실제 사용 모듈의 가격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1,400만 원으로 산정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 17. 선고 2023가단5335374 판결).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이 왜 적용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손해액을 재량 산정하였는지,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시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의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품가격 전액과 다를 수 있는 이유
② 모듈형 소프트웨어에서 피고가 실제로 사용한 모듈만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논리
③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없을 때 법원이 제126조에 따라 재량으로 손해액을 정하는 방식
④ 정품사용료에 무상보증·유지보수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이 손해액 산정에 미치는 영향
⑤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원고가 청구금액의 일부만 인용되고 소송비용의 60%를 부담하게 된 이유

저작권 침해 손해액-모듈형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손해액-모듈형 프로그램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원고는 금형·기계·제조업 분야에서 설계, 모델링, 디자인, 제조 등에 사용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인 ‘C’ 프로그램의 저작권자입니다. 피고는 반도체 기계부품, 주형, 금형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9. 10.경 자신의 사무실 내 컴퓨터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원고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설치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행위로 인하여 2020. 11. 4.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서 저작권법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정품사용료인 7,400만 원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그 일부인 3,4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 중 특정 모듈의 2D 기능만을 사용하였고 그 모듈 가격은 1,000만 원에 불과하다고 다투었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구분내용
원고의 위기저작권 침해 사실 자체는 기소유예 처분으로 확인되었으나, 정품가격 전액을 손해액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피고가 프로그램 전체 또는 고가 모듈을 사용하였음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
피고의 위기저작권 침해 사실이 이미 형사절차에서 확인된 상태에서, 실제 사용 모듈과 기능의 범위를 좁혀 손해액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
핵심 쟁점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의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품가격 전액인지, 모듈형 프로그램에서 실제 사용 모듈만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는지, 제125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없을 때 제126조에 따른 재량 산정이 가능한지

2. 핵심 쟁점 Q&A

Q1.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제하면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에 따라 정품가격 전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에 따른 ‘권리의 행사로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응하는 액’이란 침해자가 프로그램저작물의 사용 허락을 받았더라면 사용대가로서 지급하였을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말합니다. 이는 정품가격 전액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이 사건 프로그램은 수요자가 필요에 따라 모듈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듈별로 별도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통상적으로 수요자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일부 모듈만을 구매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원고가 손해액으로 주장하는 정품사용료에는 정품 구매자만을 위한 일정 기간의 무상보증과 유지보수 등의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정들로 인해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았더라면 대가로서 지급하였을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Q2.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없다면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되나요?

A.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재량 산정이 이루어집니다. 저작권법 제126조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125조의 규정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때에는 법원이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이 저작권 침해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된 사실은 인정되나 제125조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126조에 따라 손해액을 1,400만 원으로 정하였습니다. 이는 원고가 청구한 3,400만 원의 약 4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량으로 산정한 결과입니다.

저작권 침해 손해액-정품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 손해액-정품 소프트웨어

Q3. 모듈형 소프트웨어에서 피고가 실제로 사용한 모듈만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가요?

A. 그렇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 모듈 전체를 사용하였다거나 특정 모듈의 3D 기능까지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제출한 정품사용료 자료에서도 2D 기능을 포함하는 기본 모듈과 3D 기능을 포함하는 모듈이 구분되어 별도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추가로 정품사용료 자료를 제출하며 피고가 복제한 버전에는 3D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추가 자료만으로 최초 정품사용료 자료가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 스스로도 3D 기능의 가격을 최초 자료에 따라 산출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고가 사용한 모듈에 상응하는 가격은 1,000만 원 내외로 인정되었고, 이것이 재량 손해액 산정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Q4. 법원이 1,400만 원이라는 손해액을 산정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였나요?

A.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재량 산정에서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피고가 사용한 모듈에 상응하는 가격인 1,000만 원 내외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이 사건의 경위, 피고의 고의성 및 사용 기간, 이 사건 프로그램과 피고의 업무관련성 정도, 개별 모듈의 구성 및 가격, 이 사건 프로그램의 유통방식 등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피고가 반도체 기계부품·금형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업무에 직접 활용하기 위해 이 사건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하였다는 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정도로 고의성이 인정된다는 점 등이 손해액을 모듈 가격인 1,000만 원보다 높은 1,400만 원으로 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Q5. 원고는 3,400만 원을 청구하였는데 1,400만 원만 인용되었고, 소송비용의 60%까지 부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민사소송에서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되, 일부 승소·일부 패소의 경우에는 법원이 사정에 따라 소송비용을 분담시킬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3,400만 원을 청구하여 1,400만 원만 인용받았으므로, 청구금액 대비 인용금액의 비율은 약 41%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약 59%에 해당하는 청구 부분은 기각되었으므로, 법원은 소송비용의 60%를 원고가, 나머지 40%를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였습니다.

이는 저작권 침해 사실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손해액 산정에서 원고가 주장한 정품가격 전액이나 고가 모듈 가격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과입니다.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침해 사실의 입증과 손해액의 입증은 별개의 문제이며, 손해액 산정에서 원고가 충분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청구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만 인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 사건은 잘 보여줍니다.

Q6. 당사자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였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A. 원고는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을 근거로 정품사용료 전액을 손해액으로 주장하는 전략을 택하였습니다.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 전체를 복제하였으므로 정품가격 전액이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품사용료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며 피고가 복제한 버전에 고가 모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피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 중 특정 모듈의 2D 기능만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며 손해액을 최소화하는 방어 전략을 구사하였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제125조 제2항 적용 주장을 배척하고 제126조에 따른 재량 산정으로 전환하면서, 피고가 실제 사용한 모듈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되 고의성과 업무관련성 등을 가산하여 1,400만 원을 손해액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원고는 저작권 침해 사실 인정이라는 실체적 목적은 달성하였으나, 손해액 산정에서는 청구금액의 41%만 인용되는 데 그쳤습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소프트웨어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저작권자와 무단 복제 사용자는 각각 무엇을 유의해야 할까요?” 이 판결은 중요한 실무적 교훈을 남깁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저작권 침해 사실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피고가 실제로 사용한 모듈의 범위와 기능, 그에 상응하는 가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손해액 산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특히 모듈형 소프트웨어의 경우 정품가격 전액을 손해액으로 주장하려면 피고가 전체 모듈을 사용하였다는 객관적 자료를 갖추어야 하고, 정품가격에 무상보증·유지보수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부분을 제외한 순수 사용대가를 별도로 산정하여 제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무단 복제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침해 사실 인정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실제 사용 모듈과 기능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의 재량 산정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 판결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