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명을 ‘CONTAINER’나 ‘KEY RING’으로 위장하여 위조 향수와 이어폰을 수입신고했는데 세관에 걸렸다면, 밀수입이 미수에 그쳤으니 처벌이 가벼워지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위조 캐릭터 상품인 열쇠고리 1,000점을 수입하려 했다면 관세법 하나만 위반한 것인가요, 아니면 상표법과 저작권법까지 모두 위반한 것인가요?”
위조 미니향수·무선이어폰·캐릭터 열쇠고리를 품명 위장 방식으로 밀수입하려다 세관 검사에서 적발된 피고인에 대하여 관세법위반(밀수입미수), 상표법위반, 저작권법위반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6. 7. 9. 선고 2026고단786 판결). 세 가지 범죄가 어떻게 하나의 행위에서 동시에 성립하는지, 그리고 미수임에도 상표권·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위조 물품을 품명 위장하여 수입신고한 행위가 관세법상 밀수입미수죄로 처벌받는 구조와 그 요건
② 위조 캐릭터 열쇠고리를 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경우 상표법위반죄와 저작권법위반죄가 동시에 성립하는 이유
③ 관세법위반죄·상표법위반죄·저작권법위반죄 세 가지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된 이유
④ 세관 적발로 밀수입이 미수에 그쳤음에도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가 기수로 인정되는 법리
⑤ 동종 전과가 있는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양형 이유와 몰수 처분의 근거

1. 사실관계 요약 — 피고인이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피고인은 2025. 10. 20.경 중국으로부터 미니향수, 무선이어폰, 캐릭터 열쇠고리 등을 수입하면서 미니향수 10,357점은 ‘CONTAINER’로, 무선이어폰 4,674점은 ‘KEY RING’으로 품명을 위장하여 수입신고하였고, 미니향수 10점과 캐릭터 열쇠고리 2점은 아예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 방법으로 물품원가 11,701,335원(범칙시가 18,398,326원) 상당의 물품 15,043점을 인천항을 통해 반입하려 하였으나 세관 검사에서 적발되어 미수에 그쳤습니다.
적발된 물품 중에는 진정상품 시가 합계 995,315,800원 상당의 위조 물품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 중 저작권자 E의 캐릭터 ‘F’와 형상·모양·구성 등이 유사한 위조 F 열쇠고리 1,000점(진정상품 시가 합계 12,500,000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2016년에도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나. 피고인이 직면한 위기
| 구분 | 내용 |
|---|---|
| 관세법 위반 | 품명 위장 및 미신고 방식으로 15,043점을 밀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상황 |
| 상표법 위반 | 진정상품 시가 합계 약 9억 9,500만 원 상당의 위조 물품을 수입하려 한 상황 |
| 저작권법 위반 | 저작권자의 캐릭터와 유사한 위조 열쇠고리 1,000점을 국내 배포 목적으로 수입하려 한 상황 |
| 양형 위험 | 동종 전과가 있고 위조 물품의 수량과 가액이 상당하여 실형 선고 가능성이 있는 상황 |
2. 핵심 쟁점 Q&A
Q1. 품명을 위장하여 수입신고한 행위가 관세법상 밀수입미수죄로 처벌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관세법 제241조 제1항은 물품을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는 이러한 신고를 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하는 행위를 밀수입죄로 처벌하며, 관세법 제271조 제2항은 그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미니향수를 ‘CONTAINER’로, 무선이어폰을 ‘KEY RING’으로 품명을 위장하여 신고하였습니다. 이는 실제 물품과 다른 품명으로 신고한 것이므로 적법한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에 해당합니다. 세관 검사에서 적발되어 실제로 반입에 성공하지 못하였으므로 기수가 아닌 미수로 처벌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화주가 물품을 수입하면서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각자의 휴대품인 양 가장하여 세관 검색대를 통관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입하는 경우에도 관세법상 무신고수입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4도3870 판결).
Q2. 위조 물품을 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경우, 밀수입이 미수에 그쳤음에도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가 기수로 인정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 점이 이 사건의 핵심 법리 중 하나입니다. 관세법위반죄는 세관 적발로 인해 미수에 그쳤지만, 상표법위반죄와 저작권법위반죄는 별도의 구성요건을 가지고 있어 기수가 인정됩니다.
상표법 제108조 제1항 제1호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를 침해로 보고, 상표법 제230조는 이를 처벌합니다.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는 수입 시에 대한민국 내에서 만들어졌더라면 저작권 침해로 될 물건을 국내에서 배포할 목적으로 수입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로 간주하며,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4호는 이를 처벌합니다.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의 ‘수입 행위’는 물품이 국내에 실제로 반입되어 유통되는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국내 배포 목적으로 수입을 시도하는 행위 자체가 저작권 침해로 간주되므로, 세관에서 적발되어 실제 반입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저작권 침해는 기수로 성립합니다. 상표법위반죄도 같은 구조입니다. 인천지방법원도 이와 같은 취지로 위조 물품을 세관에 반입하다가 적발된 경우 밀수입예비로 인한 관세법 위반죄뿐 아니라 상표권침해로 인한 상표법 위반죄도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06. 1. 19. 선고 2005노2501 판결).

Q3. 위조 캐릭터 열쇠고리를 수입하려 한 행위에 상표법위반죄와 저작권법위반죄가 동시에 성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상표법위반죄와 저작권법위반죄는 보호 대상과 구성요건이 서로 다릅니다. 상표법은 상표권자의 등록상표를 보호하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창작물을 보호합니다. 하나의 위조 물품이 타인의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한 경우에는 두 가지 죄가 모두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저작물과 상표는 배타적·택일적인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상표법상 상표를 구성할 수 있는 도형 등이라도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6829 판결). 또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하는데,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동물 등의 생김새·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이 사건에서 위조 F 열쇠고리는 저작권자 E의 캐릭터 ‘F’와 형상·모양·구성 등이 유사한 저작물이 포함된 물품으로서,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가 동시에 성립하였습니다.
Q4. 관세법위반죄·상표법위반죄·저작권법위반죄 세 가지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법원은 관세법위반죄와 각 상표법위반죄, 저작권법위반죄 상호간에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를 인정하고, 형이 가장 무거운 상표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였습니다.
상상적 경합이란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형법 제40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2025. 10. 20. 인천항을 통해 위조 물품을 수입하려 한 행위는 하나의 행위이지만, 그 행위가 관세법위반(밀수입미수), 상표법위반, 저작권법위반이라는 수개의 죄에 동시에 해당합니다. 대법원도 캐릭터 모양의 인형을 수입·판매한 행위에 대하여 저작권법위반죄와 부정경쟁방지법위반죄는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550 판결).
상상적 경합의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므로, 이 사건에서는 상표법위반죄에 정한 형이 가장 무거워 그 형으로 처벌하게 되었습니다.
Q5. 동종 전과가 있는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는 무엇이고, 몰수 처분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A. 법원은 이 사건 위조상품 밀수의 방법, 수량, 가액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을 선택하였습니다. 피고인에게는 2016년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실형 선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세 가지 사정을 집행유예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2016년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이후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둘째, 범행을 자백한 점, 셋째, 밀수입이 미수에 그쳐 위조상품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점입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습니다.
몰수와 관련하여, 법원은 압수된 증 제1 내지 15호를 몰수하였습니다. 그 근거 조항은 관세법 제282조 제2항(밀수입 물품의 몰수), 상표법 제236조 제1항(상표권 침해행위에 제공되거나 그 침해행위로 인하여 생긴 상표·포장 또는 상품의 몰수), 저작권법 제139조(저작권 침해 물품의 몰수)입니다. 관세법 제235조 제1항은 상표권을 침해하는 물품과 저작권을 침해하는 물품은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물품들은 몰수 대상이 됩니다.

결론 – 마치며
“그렇다면 위조 물품 수입 행위가 세관에서 적발되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고, 사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 판결은 위조 물품을 품명 위장 방식으로 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경우, 밀수입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상표법위반죄와 저작권법위반죄는 기수로 성립하여 세 가지 죄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특히 위조 캐릭터 상품은 상표권과 저작권을 동시에 침해하는 경우가 많아 복수의 죄가 성립하고, 진정상품 시가를 기준으로 피해액이 산정되므로 실제 수입 원가와 무관하게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자라면 수입 물품의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관세법 제235조에 따라 세관장이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의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는 점도 숙지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