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신발 디자인을 경쟁사가 모방했다면, 저작권 침해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 디자인 저작권 보호
미국 소재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E의 지식재산권 관리 회사인 원고 A와 국내 유통 자회사인 원고 B가 경쟁 브랜드 G의 국내 라이선시인 피고 C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3. 24. 선고 2024가합95682 판결). 신발 아웃솔의 원형 돌기 패턴과 어퍼의 직조 패턴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 판결은, 신발을 비롯한 패션·스포츠 업계의 디자인 보호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신발 아웃솔(밑창)과 어퍼(갑피) 디자인이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받지 못한 구체적인 이유
② 응용미술저작물로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한 ‘복제가능성’과 ‘분리가능성’ 요건의 실무적 의미
③ 단순히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가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이유
④ 광고·홍보 비용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
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도 법원에서 패소하는 신발 디자인 분쟁의 핵심 판단 기준

신발 디자인 저작권 보호-응용미술저작권
신발 디자인 저작권 보호-응용미술저작권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원고 A는 미국 소재 D회사의 자회사로서 E 브랜드에 관한 지식재산권을 보유·관리하는 회사이고, 원고 B는 D회사의 국내 자회사로서 E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서 유통·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원고 B는 2021년경부터 신발 H(원고 신발1)와 신발 I(원고 신발2)를 국내에서 판매하여 왔습니다.

피고는 미국 소재 F회사로부터 G 브랜드의 국내 라이선스를 취득하여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G 브랜드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입니다. 피고는 2024. 2.경부터 신발 J(피고 신발1)와 신발 K(피고 신발2)를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원고 신발1의 아웃솔 디자인(신발 바닥의 원형 돌기 패턴)과 원고 신발2의 어퍼 디자인(측면 및 앞코 테두리의 직조 패턴)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를 모방하여 피고 신발을 제작·판매한 것이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파)목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구분내용
원고들의 위기글로벌 브랜드의 신발 디자인이 경쟁 브랜드에 의해 모방되었으나, 저작권 등록이나 디자인권 등록 없이 응용미술저작물 및 부정경쟁방지법만으로 보호를 시도한 상황
피고의 위기글로벌 브랜드로부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로 제소되어 제품 생산·판매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한 상황
핵심 쟁점신발의 기능적 부위인 아웃솔과 어퍼의 디자인이 기능적 요소와 분리되어 독자적인 미술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

2. 핵심 쟁점 Q&A

Q1. 응용미술저작물로 저작권 보호를 받으려면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 하나요?

A.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는 응용미술저작물을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제4조 제1항 제4호). 법원은 응용미술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산업적 목적으로의 이용을 위한 ‘복제가능성’과 당해 물품의 실용적·기능적 요소로부터의 ‘분리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참조).

여기서 ‘분리가능성’이란 해당 디자인이 물품의 실용적·기능적 요소와 개념적으로 분리되어 독립된 미술저작물로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물품에 부착된 장식이 아니라, 물품으로부터 분리하여 보더라도 그 자체로 하나의 미술저작물로서 감상될 수 있는 심미적 완결성을 갖추어야 합니다(대법원 2025. 7. 3. 선고 2025다209384 판결 참조).

Q2. 신발 아웃솔의 원형 돌기 패턴이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 신발1의 아웃솔 디자인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판단 요소내용
기능적 목적아웃솔은 보행 시 지면과 접촉하여 접지력 확보, 미끄럼 방지, 충격 흡수 및 하중 분산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형성된 것
감상 가능성 부재통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외부에 노출되어 감상의 대상이 되는 영역이라고 보기 어려움
기능적 구조원형 돌기 및 돌출 구조의 반복적 배열은 발의 구조 및 보행 시 하중 이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적 구조에 불과
창작적 개성 부재기본적인 기하학적 형상의 단순한 반복이라는 일반적 표현형식에 해당하여 창작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음
개발 경위기존 모델에 기반하여 기능적 조정 또는 설계상의 수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제조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설계에 해당
광고 내용원고 B는 아웃솔의 쿠션감과 탄력성을 주로 홍보하여 스스로 기능적 요소임을 인정

특히 원고 B가 광고에서 아웃솔의 쿠션감과 탄력성을 주로 홍보하였다는 사실이 오히려 해당 디자인이 미적 표현이 아닌 기능적 요소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응용미술저작권-신발 디자인 저작권 보호
응용미술저작권-신발 디자인 저작권 보호

Q3. 신발 어퍼의 직조 패턴이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원고는 원고 신발2의 어퍼 디자인이 타원형 중심부와 이를 연결하는 곡선 및 선형 구조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로서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첫째, 해당 디자인의 직조 패턴은 신발의 갑피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통기성, 신축성, 착용감 및 내구성 확보 등 기능적 요구에 따라 편직 방식으로 형성된 것에 불과하여 물품의 기능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둘째, 일정한 기하학적 요소가 반복·배열되는 패턴은 기본적인 조직의 반복이라는 일반적 표현형식에 해당하여 창작적 개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타원형 내지 원형에 가까운 조직과 이를 연결하는 곡선형 조직은 니트 제품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조직의 조합에 불과합니다. 넷째, 물품으로부터 분리하여 보더라도 독립된 미술저작물로서 감상 또는 이용될 정도의 심미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Q4. 단순히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도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A. 이 판결에서 법원은 원고 B의 청구를 명확하게 배척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결과물이 당해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형성된 것이어야 합니다.

원고 B는 이 사건 각 디자인을 직접 개발·제작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사건 원고 각 신발을 국내에서 유통·판매하여 온 것에 불과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유통·판매 행위만으로는 해당 디자인이 원고 B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디자인을 직접 창출하지 않고 단순히 유통하는 회사는 그 디자인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보호를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단입니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225967 판결 참조).

Q5. 광고·홍보 비용을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주장하면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이 판결에서 법원은 광고·홍보 비용을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광고 및 홍보에 소요된 비용은 이 사건 각 디자인이 완성된 이후에 지출된 비용에 불과하여, 디자인 자체를 형성·창출하기 위한 투자나 노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둘째, 광고 내용 역시 이 사건 각 원고 신발 전반에 관한 것일 뿐 이 사건 각 디자인을 독자적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셋째, E 브랜드가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각 디자인만으로는 곧바로 E 브랜드를 연상시키거나 그 로고 또는 표장과 직접적으로 결부된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디자인이 독립하여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또는 고객흡인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은 성과물 자체를 형성·창출하기 위해 투입된 것이어야 하며, 성과물 완성 이후의 마케팅 비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 판결은 명확히 하였습니다.

디자인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디자인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그렇다면 신발 디자인을 법적으로 보호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신발의 아웃솔이나 어퍼처럼 기능적 요소와 밀접하게 결합된 디자인은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기능적 목적으로 형성된 구조, 기하학적 형상의 단순 반복, 통상적인 편직 조직의 조합은 분리가능성과 창작적 개성이 인정되지 않아 저작권 보호의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또한 단순히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는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의 보호를 주장할 수 없고, 광고·홍보 비용은 디자인 창출을 위한 투자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신발을 비롯한 패션·스포츠 제품의 디자인을 실효적으로 보호하려면 디자인권 등록을 통한 사전 보호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저작권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 판결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