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으로부터 정식으로 이미지 사용 수권서를 받고 공증까지 마쳤다면, 그 이미지를 쇼핑몰에 사용해도 저작권 침해가 아닐까요?”-온라인 쇼핑몰 사진 분쟁
온라인 도매사이트를 운영하는 피고 B가 중국 공장으로부터 수권서를 교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류 브랜드 원고 주식회사 A의 상품 사진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손해배상 500만 원을 확정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6. 4. 23. 선고 2025나207298 판결). 수권서와 공증이 있어도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
② 중국 공장으로부터 이미지 사용 수권서를 받았어도 저작권 침해가 되는 이유
③ 공증을 받은 수권서가 있어도 저작권 침해의 고의·과실이 부정되지 않는 이유
④ 사진 촬영을 의뢰한 회사가 저작권자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⑤ 공시송달로 진행된 재판에서 뒤늦게 판결을 알게 된 경우 추완항소가 가능한지

온라인 쇼핑몰 사진 분쟁-중국 공장 허락 받은 경우
온라인 쇼핑몰 사진 분쟁-중국 공장 허락 받은 경우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원고 주식회사 A는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2015년경 원피스 상품의 광고 사진 촬영을 기획하고 모델·촬영자·스타일리스트 등을 직접 섭외하여 비용을 부담한 후 촬영자로부터 이 사건 침해사진의 원본파일을 인도받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왔습니다.

피고 B는 온라인 도매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9. 1.경 거래처인 중국 심천시 소재 의류공장으로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위 공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페이지 그림의 사용권한을 위임하며, 계약기간은 3년으로 한다”는 내용의 수권서를 교부받았습니다. 피고는 이 수권서를 근거로 이 사건 침해사진(4, 9, 22번 사진)을 자신의 도매사이트에 게시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 및 제1심 공동피고들을 상대로 저작재산권(복제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구분내용
원고의 위기자신이 기획하고 비용을 부담하여 제작한 상품 사진이 중국 공장을 통해 유통되어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단으로 사용되는 상황
피고의 위기중국 공장으로부터 수권서를 받고 공증까지 마쳤음에도 저작권 침해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상황
절차적 위기피고는 소장 부본부터 공시송달로 진행된 제1심 재판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패소 판결이 확정될 위기에 처하였다가 예금압류 알림톡을 받고서야 판결 사실을 인지

2. 핵심 쟁점 Q&A

Q1. 피고는 공시송달로 진행된 제1심 재판을 몰랐는데, 뒤늦게 항소할 수 있었나요?

A. 그렇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소장 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유가 없어진 후’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2025. 3. 7. X은행의 예금압류 알림톡을 받은 후 비로소 제1심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2주 이내인 2025. 3. 10. 추완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적법합니다. 원고는 피고가 소 제기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소송서류 수령을 회피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피고가 처음 소장 부본 송달이 시도된 무렵 해외에 있었고 고의로 회피하였다고 인정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Q2. 사진 촬영을 의뢰한 회사가 저작권자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침해사진의 저작권자라고 인정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증거 유형내용
원본파일jpg 원본파일 및 포토샵 PSD 편집파일 제출
작업 과정 영상원본파일 상세정보 확인 및 포토샵 작업 과정을 촬영한 영상
카카오톡 대화모델 및 촬영자와의 작업 확인 대화 내용
통장거래내역모델·촬영자·스타일리스트 등에 대한 비용 지급 내역

원고는 광고 사진 촬영을 위한 전체적인 기획을 하고, 모델과 촬영자 등을 섭외하여 비용을 부담하고 촬영을 의뢰하였으며, 촬영자로부터 원본파일을 인도받아 2015년경부터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왔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촬영자에게 촬영 대가를 지급하고 원본파일을 인도받을 당시 촬영자로부터 저작권(저작재산권)을 양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진 촬영을 의뢰한 회사가 저작권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용을 부담한 것을 넘어 저작권 양수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쇼핑몰 사진 저작권 분쟁
온라인 쇼핑몰 사진 저작권 분쟁

Q3. 중국 공장으로부터 수권서를 받았는데도 저작권 침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 판결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입니다. 피고는 중국 공장으로부터 이미지 사용 수권서를 교부받았으므로 원고의 복제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첫째, 피고가 받은 수권서에는 이 사건 침해사진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둘째, 설령 수권서가 이 사건 침해사진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침해사진의 저작권자는 원고이지 중국 공장이 아닙니다. 저작권자가 아닌 중국 공장이 피고에게 이미지 사용권한을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저작권자인 원고로부터 권리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정당한 이용 권한을 확보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을 잘 보여줍니다. 중국 공장이나 도매상으로부터 상품 이미지를 제공받거나 사용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의 진정한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Q4. 공증을 받은 수권서가 있어도 고의·과실이 인정되나요?

A. 그렇습니다. 피고는 수권서에 대하여 공증을 받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수권서를 받는 과정에서 중국 공장이 이 사건 침해사진을 적법하게 이용할 권한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습니다. 피고가 제출한 위챗 대화내역은 정확한 대화 시점도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상대방의 간략한 답변을 만연히 믿은 것으로 보일 뿐 저작권 내지 이용권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원고가 제1심 공동피고들에게 이 사건 침해사진 이용과 관련한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그로 인해 피고에게 문의가 수차례 이루어졌을 때에도 피고는 수권서만을 강조하였을 뿐 권리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셋째, 서류의 공증 절차에서 저작권의 권리관계 확인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공증은 서류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 그 서류에 기재된 권리의 정당성까지 보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지를 사용하기 전에 그 이미지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유일한 안전한 방법입니다.

Q5. 피고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였고, 왜 실패하였나요?

A. 피고는 항소심에서 두 가지 방어 전략을 구사하였습니다.

첫 번째 전략은 원고가 이 사건 침해사진의 저작권자임을 증명할 원본파일 등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원고가 제출한 jpg 파일이 용량 등에 비추어 원본파일이 아니라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촬영자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파일을 메일로 전송했어서 용량이 너무 크니까 jpg로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확인을 받아 제출함으로써 이 주장은 배척되었습니다.

두 번째 전략은 중국 공장으로부터 받은 수권서와 공증을 근거로 정당한 이용 권한이 있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저작권자가 아닌 중국 공장의 수권서는 정당한 이용 권한의 근거가 될 수 없었고, 공증 역시 저작권 권리관계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마치며

“그렇다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상품 이미지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판결의 답은 명확합니다. 공급업체나 중국 공장으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이미지의 진정한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를 직접 확인하고,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거나 저작권자가 공급업체에 이용허락을 부여하였음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공증을 받은 수권서가 있더라도 저작권 권리관계까지 보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수권서와 공증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갖추었음에도 저작권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지 못하였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모든 이미지에 대하여 저작권자를 확인하고 적법한 이용허락을 받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