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불법 복제 프로그램을 쓴 것인데, 왜 대표이사 개인까지 1억 2천만 원을 물어야 하나요?” – 불법 프로그램 사용 분쟁
3D 설계 프로그램 저작권자인 원고 A회사가 피고 주식회사 B와 그 대표이사 C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들이 공동하여 123,936,00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제1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202629 판결). 직원이 불법 복제를 한 것인데 대표이사 개인이 왜 연대 책임을 지는지,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되는지,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대표이사가 직원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직접 하지 않았는데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이유 ② ‘방조’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채용 공고·면접·묵인이 방조 증거로 인정된 구체적 사정 ③ 법인(회사)이 양벌규정에 따라 민사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는 구조 ④ 저작권법 제125조와 제126조에 따른 손해액 산정 방식과 법원의 책임 제한 논리 ⑤ 기업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 대표이사 개인까지 연대 책임을 지는 이유

불법 프로그램 사용-대표이사도 책임
불법 프로그램 사용-대표이사도 책임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원고 A회사는 사출품·판금설계·구조해석·산업디자인 등에 사용되는 3D 설계 프로그램 ‘D’의 저작권자입니다. 피고 주식회사 B는 가정·업소용 식기세척기와 주방용품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입니다.

피고 회사의 직원 E는 2018. 9. 10. D를 불법 복제하여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하였고, 직원 F는 2020. 9. 15. D를 불법 복제하여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하였습니다. 피고 C는 D의 전신 프로그램인 G를 우대한다는 채용 공고를 낸 후 직접 면접을 보아 E를 채용하였고, E가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옆에서 이를 보았으며, F가 입사할 당시 해당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하였음에도 정품을 구매하는 등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C는 저작권 침해 방조를 이유로, 피고 회사는 양벌규정을 이유로 각각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고, 원고 A회사는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구분내용
피고 C(대표이사)의 위기직접 불법 복제를 하지 않았음에도 채용·묵인 행위가 방조로 인정되어 형사처벌에 이어 민사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게 된 상황
피고 회사의 위기직원들의 불법 복제 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과 양벌규정이 동시에 적용되어 1억 2천만 원 이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상황
원고 A회사의 위기불법 복제된 프로그램의 정품 가격이 9억 원을 초과하나, 실제 업무에 사용된 모듈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손해액 전부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

2. 핵심 쟁점 Q&A

Q1. 대표이사가 직접 불법 복제를 하지 않았는데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민법 제760조 제3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760조 제3항). 대법원은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19. 8. 14. 선고 2018가단31979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 C는 ① G 프로그램 우대 조건으로 채용 공고를 내고 직접 면접을 보아 E를 채용한 점, ② E가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옆에서 이를 보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③ F가 입사할 당시 해당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하였음에도 정품을 구매하지 않은 점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 C가 직원들의 불법 복제를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방조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202629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5. 선고 2024가단82028 판결).

특히 채용 공고에 불법 복제 프로그램의 전신 버전 사용 능력을 우대 조건으로 명시한 것은 대표이사가 직원의 불법 복제를 사실상 예정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정황 증거로 작용하였습니다.

Q2. 회사(법인)는 어떤 근거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A. 두 가지 근거가 중첩적으로 적용됩니다.

첫째, 민법 제756조 제1항의 사용자책임입니다(민법 제756조 제1항). 직원 E, F의 불법 복제 행위가 피고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이상, 사용자인 피고 회사는 피용자의 사무집행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 D를 사용하여 설계한 파일들이 다수 보관되어 있었고, 그 파일 이름 중에 ‘bottom bar middle’, ‘bottom base’, ‘B 개발부 자료’ 등 피고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5. 선고 2024가단82028 판결).

둘째, 저작권법상 양벌규정입니다. 피고 회사는 종업원 E, F와 대표자 C가 피고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고, 이 형사 확정 사실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로도 활용되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202629 판결).

직원 불법 프로그램 사용-대표이사 책임
직원 불법 프로그램 사용-대표이사 책임

Q3.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되었나요? 정품 가격 전부를 배상해야 하나요?

A.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은 저작재산권자가 그 권리의 행사로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응하는 액을 손해액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이 사건에서 원고는 불법 복제된 프로그램의 정품 가격인 926,658,000원을 손해액으로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D가 기능별로 구분된 28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실제 피고 회사의 업무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모듈은 5개이고 그 정품 가격은 123,936,000원이라는 원고 스스로의 자인을 근거로, 불법 복제 경위, 피고 회사의 업무에 사용된 정도, 불법 복제 사실이 발견된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의 공평한 분담 차원에서 피고들의 책임을 123,936,000원으로 제한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6. 5. 선고 2024가단82028 판결).

이는 저작권법 제126조가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에 근거한 것입니다(저작권법 제126조). 정품 가격 전부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 사용된 모듈 범위로 책임이 제한된 것은 피고들에게 유리한 결과였으나, 그럼에도 1억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인정되었습니다.

Q4. 피고들은 항소심에서 어떤 주장을 하였고,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요?

A. 피고들은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면서 피고들 패소 부분의 취소와 원고 청구의 전부 기각을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인 의정부지방법원 제2-3민사부는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피고 C의 방조 범죄사실과 피고 회사의 양벌규정 적용 범죄사실을 추가로 명시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202629 판결).

항소심이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핵심 이유는 피고 C의 방조 사실이 형사 약식명령으로 이미 확정되어 있었고, 피고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서 실제로 D를 사용하여 설계한 업무 관련 파일들이 다수 발견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명확하였기 때문입니다. 형사 확정 사실은 민사 소송에서 유력한 증거로 작용하며, 피고들이 이를 번복할 만한 반증을 제출하지 못하였습니다.

Q5. 2026. 2. 10. 개정된 저작권법의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은 이 사건에 적용되나요?

A.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은 2026. 2. 10. 개정으로 신설된 조항으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입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 이 규정은 시행일 이후 발생한 침해행위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고, 이 사건의 불법 복제 행위는 2018. 9. 10.부터 2020. 9. 15.까지 이루어진 것이므로 개정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는 고의적 침해가 인정될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므로,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에 대한 법적 리스크는 이 판결 이후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 제5항).

불법 프로그램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불법 프로그램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그렇다면 기업은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리스크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불법 복제를 하지 않았더라도,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 능력을 채용 우대 조건으로 내걸거나 직원의 불법 복제를 알면서도 묵인하면 방조 책임이 성립하여 개인적으로 수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민법 제760조 제3항). 회사도 사용자책임과 양벌규정에 따라 연대 책임을 집니다(민법 제756조 제1항). 특히 2026. 2. 10. 개정 저작권법에 따라 고의적 침해의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해진 만큼, 기업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의무를 명시한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채용 공고 작성 시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 경험을 우대 조건으로 기재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여야 합니다(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 제5항)